사랑의 교통을 함께 나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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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에서 15년 정도 살다 한국에 와 보니(훈련을 받기 위해) 저도 모르게 수직적인 관계 보다는 수평적인 관계에 더 길들여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연장자에 대한 존대, 어려워함,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다 말 못한다든지.. 그런 수직 관계의 문화가 강하다면 뉴질랜드는 반면 수평적인 문화가 더 익숙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처음 뉴질랜드에 갔었던 때부터 이런 문화 충돌(?)이 많이 있었는데...

 

저희가 식당을 했던 때인데 늘 식당이 있는 전체 건물을 반바지만 입고 청소해 주는 한 청소부 아저씨가 있었습니다. 저희를 보면 늘 반갑게 인사를 해 주는.. 그리고 나중에 알게 됐지만 그 사람이 건물 주인의 아들이었습니다. ^^

 

제가 처음에 노스쇼어 교회에 갔을 때 장로 형제님이 계셨는데 저는 한국식으로 고개를 숙여 꾸벅 인사를 했던 것 같습니다. 나중에는 '하이 폴'이라고 부르게 됐지만.. 이런 다양한 수직적인 관계를 중시하는 문화에서 수평적인 관계를 중시하는 문화로 15여년 동안의 전이를 체험하면서 한국 훈련에 오게 된 지 며칠 후에 O 형제님이 인도하시는 기도 집회가 있었습니다.

 

하나의 기도 제목을 O 형제님께서 기도로 시작하시면 우리는 그 기도 제목에 대해 기도를 하고 또 형제님이 다른 기도 제목으로 기도하시면 저희는 그 기도 제목을 따라.. 그런데 저는 이전의 기도 제목에 대해 부담이 다 내려지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기도 집회가 끝난 후에 O 형제님을 찾아 갔습니다. ^^

 

"형제님, 기도 집회에서 아직 부담이 남았는데 전체 흐름이 다른 주제로 넘어갔다면 그 기도를 하는게 좋은지, 아니면 내려 놓고 흐름을 따라 다른 주제로 넘어가는게 좋은지.." 그런 질문을 드렸습니다. ㅎ

 

어쩌면 훈련에 온 지 며칠 되지도 않은 훈련생이 그것도 형제님이 직접 인도하신 기도집회에서 이런 질문을 드린 것이 좀 당혹스러울 수도 있으셨을 텐데(어떻게 생각하면 형제님이 부담이 다 내려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빨리 다른 주제로 넘어가셨다는 의미가 됨으로 ㅎ) 형제님은 언짢아하지 않으시고 친절하게 답변해 주셨습니다. "부담이 있다면 그 부담대로 하는게 좋겠지만 또 전체 흐름을 고려해서 지혜롭게 할 필요가 있다"는...

 

제가 2년차가 되었을 때 기혼자 외박이 일주일에 한번에서 한달에 한번(?)으로 변경이 되었습니다. 저는 건강상의 문제로 그렇게 되면 훈련이 쉽지 않을 것 같아서 O 형제님을 찾아 가서 상황을 말씀드렸더니 형제님은 13기, 14기 중에서 저만 유일하게 매주 기혼자 외박을 나갈 수 있게 해 주셨습니다(형제님이 결정하신 훈련 규정을 어기는 것이라 당혹스러울 수도 있으셨을 텐데 개의치 않으시고..). 만일 그렇게 해 주시지 않았다면 저는 아마도 훈련을 마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한국에 와서 아마 가장 힘드셨던 분은(?) 저의 장인 어른과 장모님(?)이실 것 같습니다. 저는 부담이 있다면 수직적인 관계를 별로 중시하지 않고 자유롭게 말씀을 드리는 면이 있기 때문에 수직적인 문화에 익숙하신 두 분께는 제가 처가집에 와서 살던 초반에 적잖게 당혹스러우셨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익숙하셔서 별(?) 문제가 없지만.. 아마 장인 어른과 장모님을 야단치면서(?) 사는 사위는 많지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것도 처가집에 얹혀 살고 있는 사위가..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은 한국 문화권에서는 안에 어떤 느낌이 있어도 문화적인 이유로 인해 상대가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일 경우 그 부담을 쉽게 해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지금은 회복 안에서 많이 나아진 것 같은데 여전히 우리 안에는 어른을 공경하는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나이가 많은 지체들을 공경하고 존중할 필요가 있지만 안에 부담이 있다면 그 부담을 해방하지 못할 정도로 공경을 하는 것은 또 다른 극단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지체들은 제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뉴질랜드에는 저보다 더 이상한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어려워 하는 관계보다 모든 사람들이 나이에 상관 없이 친구가 될 수 있는.. 어쩌면 그들에게는 수직적인 관계를 중시하는 한국 문화가 조금 필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때로는 너무 친밀하기 때문에^^

 

그리고 가장 좋은 것은 이 모든 것을 영 안의 부담에 따라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관계일 것입니다. 모두를 존중하면서 어떤 부담도 소멸시키지 않는.. 저희의 'OO OO팀'이 그러했으면 좋겠습니다. 나이 차이도(?) 별로 나지 않는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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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Eugene 작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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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뉴질랜드에 가서 집을 살 때 저희를 도와 주었던 현지인 부동산 애이전트 폴 OO이란 사람이 있었습니다. 저희 아버지보다 20~30년은 나이가 어린... 그런데 그 사람이 저희 아버지에게도 너무 편하게 대하니까 저희 아버지가 저희들이 있을 때 이런 말을 하신 것이 기억납니다. “재는 내가 친군줄 아나봐” 지금 생각해 보면 수직적인 관계의 문화 속에서 살던 사람이 그와 반대되는 문화속에서 경험했던 첫번째 문화 충돌이 아니었는지...

2021.05.04. 13:14
Eugene 작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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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처음 집을 샀던 집의 전 주인은 영국에서 오신 노부부였습니다. 저희에게 너무도 친철하게 대해 주시고 집을 파신 이후에도 오랬동안 서로를 초대하며 많은 왕래가 있었던.. 지금 생각해 보면 친절하신 할아버지 할머니가 아니라 저희를 친구로 대하신 것이었습니다. ^^
2021.05.04.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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